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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 왕곡마을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1리의 왕곡마을은 강릉에서 고성방면의 7번국도로 송지호 해수욕장을 지나 좌측의 별천지가든 간판을 보고 좌회전하여 1.5km 정도 들어가면 된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동족마을은 임진왜란으로 말미암아 폐허화된 촌락사회를 재건했던 150년간에 형성된 것으로, 대개는 중앙에 진출한 입신양명의 가문을 중심으로 결합이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나, 왕곡마을처럼 중앙의 힘이 크게 미치지 못한 곳에서는 자생적으로 마을이 형성되기도 하였다. 왕곡은 고려말 두문공 72인중의 한사람인 함부열이 조선왕조 건국에 반대하여 간성으로 은거한데서 연유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마을의 입지 조건을 살펴보면 이곳이 은신 피난처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풍수에 의하면 이 마을은 병화하입지(兵火下入地)의 협소한 분지로, 해발 200m정도의 5개의 야산(그래서 오봉마을이라고도 불림)과 하나의 커다란 호수(송지호)에 의해 외부와 차단된다. 한국전쟁 당시 고성군 일대가 최대의 격전지로 동해연안 7번 국도를 중심으로 피아간에 밀고 밀리는 '톱질 작전'으로 국도연변의 대부분의 취락이 전화를 입어 거의 파상되었는데도, 국도에서 불과 1km정도 내륙으로 들어간 이곳은 전쟁의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국도변에서 마을의 가운데로 뚫린 포장도로가 생겨서 접근이 용이하지만, 국도변에서 서쪽으로 펼쳐진 야산과 넓게 펼쳐진 송지호로 가려있어 그안에 이만한 규모의 마을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키 어렵다.

  마을의 전체적인 배치는 중앙의 개울을 따라 이어져 있는 마을 안길을 중심으로 가옥들이 자연스럽게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통마을은 마을과 논밭이 분리되어 마을내의 가옥 밀도가 높은 편이나 이곳 왕곡은 집집마다 비교적 넓은 텃밭을 가지고 있어 이웃과의 거리가 여유가 있다.

  왕곡마을 가옥의 특이한 점은 앞마당이 있는 전면에 담을 두른 집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개울을 따라 걷다가 어느 집에 들어갈 때 담이 없는 관계로 내가 지금 집에 들어와 있는지 아니면 그 집 뒤로 보이는 다른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 있는지 정확한 집의 영역이 구분되지 않는다. 이것은 마을의 특성상 함씨의 동족촌이므로 주택 하나하나의 독립성이 그다지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렇듯 마을 안길과 연결되는 앞마당은 개방적인 반면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안뒤(뒷마당)은 철저히 폐쇄적이다. 우선 높은 담으로 인해 외부에서의 시선이 차단되고, 안뒤의 출입이 정지(부엌)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앞마당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또한 경사진 뒷마당은 폭이 좁고 나무가 빽빽히 심어있어 겨울의 방풍과 여름의 그늘을 제공한다. 이것은 제주지방의 안뒤와 매우 유사한데, 겨울에는 북서풍의 매서운 바람을 나무가 막아주고 여름이면 시원한 안뒤의 차가운 공기가 마루를 통해 앞마당으로 불어주어 집안은 여름내내 서늘한 공기가 떠나질 않는다. 최고의 하이테크놀로지 건축이 아닐 수 없다.

 

 

1. 마을 배치도

    송지호를 따라 마을을 찾아가는 낭만적인 왕곡은 여러 가지면에서 우리나라 타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함경도에서 이어지는 겹집 평면형태의 폐쇄적인 산지형 마을의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 이 마을을 찾을 때는 송지호로의 접근은 어렵다. 박정희정권 때, 마을을 관통하는 소위 새마을도로를 개설한 후 송지호에서의 도로는 사용치를 않아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송지호를 따라 이 마을을 찾을 수 있는 날이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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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을의 주 도로

    개울가를 따라 이어지는 왕곡마을의 길은 여느 농촌마을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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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울 건너의 가옥

    영동지방의 전통가옥은 앞마당이 개방되어 있다. 사진의 가옥도 개울을 건너면 바로 텃밭이 있기는 하지만 담장과 대문없이 마당이 열려있어 어디부터가 이 주택의 땅인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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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앞마당을 공유하는 두 가옥

    가옥의 앞마당은 단순히 개방되어 있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웃과 면해서 두 가옥이 붙어있는 경우, 뒷집은 앞집의 마당을 통해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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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최종복 가옥

    왕곡마을의 유일한 초가집이다. 개울 건너편에 얌전히 앉은, 아름다운 굴뚝을 가진 집으로 지붕에 까치구멍이 있었으나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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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함정균 가옥

    약 150년 전에 건립된 살림채와 일제 때 지은 부속채로 구성된 함정균 가옥은 이 마을에서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하며, 올 여름 관광객을 맞을 채비로 부속채의 수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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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함형찬 가옥

    함형찬 가옥은 왕곡마을에서 규모가 큰 축에 속한다. 따로 사랑채를 구분하여 별동으로 두지는 않았지만 사랑방 한켠에 작은 사랑마당을 두고 담장을 둘러 여유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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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효자비

    이 비각은 마을 주민 함희석의 효행을 기리기 위하여 1869년에 건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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