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 연구관 전 관수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계절이다. 직장인들은 물론 모든 이들을 산으로 유혹하고 있는 요즈음 관광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차를 타기가 정말로 싫은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차멀미를 하는 이들이다. 차를 타기 전부터 멀미를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기 마련이며 약국에 가서 멀미약을 사 먹는다, 특효약을 붙인다 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멀미약을 먹거나 붙이더라도 몸의 컨디션이 저하하고 언제 멀미 증상이 나타나려나 하고 조바심을 하게 된다.
과연 멀미란 무엇인가? 멀미는 의학용어로 동요병이라 하며 차나 배등의 움직이는 물체에 탑승했을 때 나타나는 불쾌한 증상을 가리킨다. 탑승 했을 때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물체를 보고만 있어도 멀미를 느끼는 사람이 있다. 사람의 귀에는 삼반규관(이석: 耳石)이라는 기관이 있어서 몸의 기울어진 상태라든지 움직이는 현상을 감지하여 평형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느끼는 감각과 시각에서 느끼는 감각에 차이가 있을 때 대체적으로 멀미를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흔들리는 버스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다고 가정을 해보면 삼반규관에서는 현재 몸이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를 뇌에 보내는 반면에 눈에서는 신문을 보는 상태이기 때문에 움직이고 있지 않다는 서로 상반되는 신호를 보내 뇌에서 혼돈을 일으키기 때문에 멀미를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또 빠르게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촬영한 아이맥스 영화를 감상할 때 눈에서 느끼는 감각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다고 느끼는 반면 세반고리관에서는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차를 타지 않은 상태인데도 멀미를 느끼게 된다.
멀미의 증상으로는 기분이 언짢아지고 속이 메슥거리다가 결국에는 토하게 되며 사람에 따라서는 땀이 나거나 얼굴이 창백해지고 현기증과 두통을 수반하기도 한다. 비행기 조종사나 우주비행사도 멀미를 할 수 있다고 하나 교통기관을 많이 타서 흔들리는 감각에 익숙해지면 멀미를 느끼는 정도가 훨씬 덜해 지거나 아주 없어진다.
멀미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체질적으로 멀미에 약한 사람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 여행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음식을 적당하게 섭취하며 차에 탔을 경우 평형감각과 시각, 청각 등이 서로 어긋남이 없도록 유의 하는 것이 필요하다. 멀미 때문에 시내버스도 타지 못하던 사람이 관광버스를 타면 멀쩡한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은 여행중에 레크레이션 등에 몰두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멀미가 있는 사람은 여행 할 때 우선적으로 앞자리에 앉아 자신이 운전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거나 먼 산을 바라보거나 하여 시각과 평형감각과의 차이를 줄여주고, 아예 잠을 자 버리거나 아니면 오락에 흠뻑 빠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