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니회 지도신부

김민수(HL1LZ)

  가톨릭 마르코니 회원님들에게,

  회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해도 주님의 은총 속에 알찬 한 해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회원님들과 자주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인사드리게 됨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올해 교회 안팎으로 강조되는 키워드는 “가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이혼율의 급증, 출산율 하락, 동거 문화의 확산 등을 놓고 ‘가정 해체’라는 비관적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교회에서는 가정 사목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이혼은 인생의 파멸”이라는 과거 지향적인 의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저는 오늘날 상황을 가정의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가정의 재구조화 과정으로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녀라는 가족 구성원이 존재하는 가족만을 “정상 가족”으로 보고 그렇지 않은 가족은 “비정상적 가족” 혹은 “결손 가족”으로 보는 태도가 사회적으로 통념화되어 있습니다. 교회가 가정에 접근하는 태도도 이 범주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여러 가지 가족 신화에서 벗어나 올바르게 가정을 바라보도록 가정에 대해 재개념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가정의 재개념화가 없다면 수많은 이혼자들에 대해 교회는 냉정한 단죄의 태도만을 취할 것이고, 낙태 반대 운동을 벌인다 해도 실제적인 대안 마련이 없다면 그저 구호에 불과할 뿐이며, 새롭게 출현하는 다양한 가정 형태를 배제하는 우를 범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너무 딱딱한 이야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아무튼 “물”로 맺어진 새로운 가족인 마르코니 회원 모두에게 올 한 해 주님의 은총 안에 성가정이 되시고, 주위의 어려운 가정에도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나누는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200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