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니에 가입하고…

정철우(6K2AOA) 햄이라는 취미를 시작하기 전 콜사인도 없이 여러 네트를 들으면서 남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가족이 같이 공유하기에는 민망한 언어들, 상대방 얼굴을 모르니까 인격을 무시하는 언사들로 많은 회의를 느끼기 시작할 무렵 우연히 햄숍에서 마르 코니 명찰을 발견하고 마르코니 네트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2000년 5월 3일 531회 때 "나의 어린 시절"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하는 라운드 교신을 들으면서 가족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네트라는 생각을 갖고 매주 수요일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기를 약 6개월, 어느 날인가 과천에 사시는 국장님(YL님)의 주소를 알게 되었지만 대화에 참여하지를 못하고 많이 망설이게 되었다. 작년 7월에 콜사인을 받고 네트에 참여하여 여러 국장님들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과천에 사시는 국장님 댁에 초대를 받아 햄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아이볼의 기쁨과 섀크 룸 (Shack Room) 구경이라는 두 가지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저보다 오랜 햄 생활을 하고 마르코니 네트 500회를 엮어 온 여러 국장님 앞에 올해 초에 마르코니 네트에 가입을 하고 활동을 하면서 배우고 느낀 생각을 주제넘게 서투른 글을 쓰려고 하니 넓은 아량으로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올해 1월에 평화방송 8층 성당에서 미사 후 마르코니 네트 여러분과 처음 인사를 나누고 축하 박수를 받았을 때에는 내가 햄이라는 취미를 선택하고 마르코니 네트에 가입한 것에 대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마르코니 네트의 라운드 교신에 네트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이라 서로를 빨리 이해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교신하는 것이 좋았고, 한 주제를 가지고 교신할 때 온에어상에서 처음 만나는 국장님과의 얼굴 붉히지 않는 충고와 격려의 이야기들을 통해 온에어상에서의－일회성 만남일지 모르지만－만남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르코니 네트 여러 국장님의 따듯한 마음을 알게 되었고, 한동안 온에어상에 안 나오시면 서로의 안위를 걱정해 주는 마음 씀씀이가, 몇 주 만에 온에어상에 목소리가 들리면 반갑게 맞아 주는 따듯한 목소리가 무엇보다도 내가 마르코니 네트의 일원이라는 기쁨을 느끼게 하고 매주 수요일을 기다리게 한다. 서로의 만남을 기다리게 하는 마르코니 네트의 가장 큰 힘은 만남에 감사하는 마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할 때 비로소 온에어상에서나 정기 모임 때 만남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깨닫고, 가슴 따듯한 만남이 이루어질 때,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났을 때 마음으로 다가오는 기쁨과 설렘과 행복감을 간직하고 마르코니 네트가 발전하고 더불어 나의 햄 생활도 활기찬 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이해인 수녀님의 "말을 위한 기도"로 인사를 대신하고자 한다.*

말을 위한 기도

李海仁 클라우디아 修女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한 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이겨 내게 하소서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더러는 다른이의 가슴 속에서 　道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제나 진실하고 　

언어의 나무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있는 말을 　

주여 　 갈고 닦게 하소서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하찮은 농담이라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 주시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좀더 겸허하고 　

둥근 것 모난 것 　 좀더 인내롭고 　

밝은 것 어두운 것 　 좀더 분별있는 　

향기로운 것 반짝이는 것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특히 사랑을 거스른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나와 함께 머뭅니다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하소서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 　 나날이 새로운 마음 　

그러나 말이 없이는 　 깨어 있는 마음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슬기로운 말의 주인이 되기는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얼마나 어려운지 　　

　 아멘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치게 하소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한 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이겨 내게 하소서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더러는 다른이의 가슴 속에서	道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제나 진실하고
언어의 나무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있는 말을
주여	갈고 닦게 하소서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하찮은 농담이라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 주시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좀더 겸허하고
둥근 것 모난 것	좀더 인내롭고
밝은 것 어두운 것	좀더 분별있는
향기로운 것 반짝이는 것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특히 사랑을 거스른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나와 함께 머뭅니다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하소서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	나날이 새로운 마음
그러나 말이 없이는	깨어 있는 마음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슬기로운 말의 주인이 되기는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얼마나 어려운지
	아멘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