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배우는 마음

제18호 1995년 11월 11일

									황병학(HL1SFM)

1993년 봄, 마르코니 강습회 소식을 달리는 차 안에서 교통 방송 안내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강습을 받고 햄 활동을 한 지 3년째가 되었습니다.
처음엔 상대방 콜사인도 외우지 못해서 교신하는 동안에 진땀을 흘렸지요. 어떤 
때에는 상대방 콜사인과 저의 콜사인을 반대로 부르거나 말을 더듬기도 했습니
다. 차차 햄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조금은 자신 있게 CQ를 내게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응답이 없다고 실망도 했습니다. 어떤 선배님께 교신 중에 그런 불평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때에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선배님의 충고는 "CQ를 내고 
응답이 없다고 실망하기보다 지금 CQ를 내는 사람에게 응답을 내가 먼저 하겠
다는 생각으로 바꾸어 보라."였습니다. 참으로 옳은 말씀이었지요. 그 후론 
가능하면 CQ를 내는 분에게 "내가 먼저…." 하고 마이크를 잡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차 안에서 교신을 하면서 사무실에 출근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무실
에 들어서자마자 무전기를 켰는데 콜 주파수에 신호가 꽉 차 있었고, 혼신은 
계속되었습니다. 누가 그랬느냐는 불평 속에 "아차, 내 차…" 하면서 주차장
으로 뛰어가 보니, 글쎄 핸드 프리 스위치가 송출로 되어 있고 무전기가 켜 
있지 않겠습니까? 부랴부랴 전원을 끄고 시계를 보니 약 15분에서 20분 정도 
콜 주파수에서 무작정 송출하는 사건이 저의 실스로 발생한 것입니다. 하도 
창피해서 하루 종일 사과를 요구하는 햄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무전기를 
내내 켜지 못했습니다.

며칠 전에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고, 저는 "누가 또…." 하면서 투덜대고 있었
습니다. 갑자기 무전기에서는 "책상 위의 책들에 눌려 장시간 무전기 송출 
버튼이 켜져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경위 설명과 사과 방송이 나오고 있었
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수 있는 방송 사고였습니다. 용기 있는 사과 
방송은 많은 햄들에게 평온을 되찾게 해주었을 것입니다. 다음부터는 숨어 
버리기보다 용기 있는 햄이 되기를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