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는 전교의 다리가 되어

제40호 1999년 7월 9일

							회장 김광석(HL2AWO)

지난 봄 어느 날 내가 사는 구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햄으로부터 전화가 왔었
다. 나를 꼭 한 번 만나고 싶다는 말에 약속을 하였다. 콜사인을 보니 몇 번
교신을 했던 분이었다. 저녁 시간이어서 식당에서 만났는데 그 곳에는 두 분
의 햄이 와 있었다. 한 분은 이 지역에 사시는 분이고 또 한 분은 이 지역에 
직장이 있어 이곳에서 햄 활동을 하는 분이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분들
은 마르코니 네트를 아직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워치는 매주 열심히 하
고 있는 분들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부탁이 있다고 하며 간절한 마음
으로 말을 시작하였다. 듣고 보니 한 분은 유아 세례를 받았으나 성장하면서
성당에 나가지 못했고 조당에도 걸려 있었으며 또 한 분은 냉담 중인 분이었
다. 다시 성당에 나가고 싶은데 누구에게 부탁도 못하고 무작정 본당을 찾아
가기에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어떻게 좀 도와 달라는 그분들
의 말에 나는 약속을 하면서 저렇게도 갈망하고 있는 분들인데 나의 작은 도
움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분들은 마르코니 네트를 들으면서 가톨릭 아
마추어 무선사회를 알게 되었고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결심하였다고 한
다. 

그날 이후 나는 그분들의 본당을 확인하고 교적을 찾고 살고 있는 성당으로 
옮겨 오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오래전에 유아 세례를 받았던 경우라
성당에 여러 번 연락을 하고 부탁을 한 끝에 간신히 세례 증명의 서류를 찾
아내었다. 조당을 풀기 위해서는 거주지 본당의 주임 신부님과 의논하여야 
한다고 하여 궁리 끝에 이현철 신부님(HL1YE)과 함께 구리 성당에 찾아가 본
당 신부님을 만나 상의하였다. 그리고 이분들의 냉담을 풀기 위해 이현철 신
부님과 상의하였더니 신부님께서 쾌히 응해 주시어 우리 집에 오셔서 두 분
에게 고해 성사를 주셨다. 고백을 하고 난 그분들의 표정은 무척 밝아 보였
다. 이현철 신부님께서 바쁘신 중에도 멀리 찾아오셔서 도움을 주심에 감사
를 드린다. 이후에 한 분은 성당에 열심히 나가게 되었으며 지난 5월에는 견
진 성사도 받았다. 물론 나는 그분의 대부가 되었으며 견진을 축하해 주었다.
또 한 분은 본당에서 혼배 성사를 하고 조당을 풀었으며 신자가 아니었던 부
인과 딸이 함께 예비자 교리를 받고 6월 중순에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았다. 

두 가족은 다시 신앙을 찾았다는 것에 너무나 기뻐하고 고마워하였다. 나는 
옆에서 이분들의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 우리 마르코니 네트가 작은
밀알이 되어 이들에게 신앙을 되찾아 줄 수 있었다는 것에 가톨릭 아마추어 
무선사회, 그리고 마르코니 네트의 의미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의 작은 도움에도 고마워하고 기뻐하는 모습은 가슴이 뿌듯한 큰 보람이 
되었다. 우리들이 나누는 마르코니 네트의 따뜻한 나눔이 전파를 통하여 신
앙을 갖고자 하는 이들에게 빛이 될 것이다. 전파를 통해 퍼져 가는 우리들
의 소중한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가톨릭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
다. ＊